Gene Hayden 2014. 8. 24. 10:58

선물 (with 트립)

*마피아 패러렐 이벤트 로그






  “이 색은 어때?”

  “괜찮은 거 같은데요.”


  진은 넥타이를 여러 개 들고 고민 중이었다. 트립은 가만히 서서 넥타이를 고르는 자신의 대부를 바라보았다. 보스가 되었으니 선물을 주고 싶다며 트립을 끌고 나온 진이 향한 곳은 한 백화점의 남성복 매장이었다. 트립이 진을 이름으로 부르지만 않는다면 그들은 회사에 갓 입사한 청년에게 넥타이를 골라주는 어른 정도로 보일 터였다. 사실은 전혀 달랐지만.


  “트립, 이리 와봐.”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괜찮은 게 있나 살피던 트립은 저를 부르는 진의 목소리에 급히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을 할 때에는 존대말을 쓰는 진이었지만 사적인 일로 둘만 있을 때는 달랐다. 친한 사이였지만 진은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것을 좋아했다. 정에 이끌려 일을 망치지 말라는 뜻이기도 했다.


  트립이 제 앞에 서자 진은 들고 있던 넥타이를 두 개만 남겨두고는 다시 직원에게 넘겨주었다. 그는 트립을 거울 앞에 세운 후 넥타이를 직접 대보기 시작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것 같아?”

  “어……, 파란 쪽요?”


  트립이 짙은 남색에 검은색 원이 무늬로 그려진 것을 가리키자 진은 나머지 하나를 팔에 걸친 채 트립을 돌려세웠다. 진은 직접 넥타이를 트립에게 매어주곤 그제야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진작 직접 매볼걸 그랬나.”


  이쁘네. 진의 칭찬에 트립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깔끔하면서도 무난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 트립 또한 마음에 들었다. 그런 트립의 얼굴을 살피던 진은 그의 흡족한 표정을 확인하고는 넥타이를 풀러 내 계산대로 향했다. 트립은 그런 그를 바라보다 아까부터 지켜보던 넥타이핀을 하나 집어 들곤 그의 곁에 가서 섰다. 이건 따로 계산해주세요. 트립의 말에 진은 그를 돌아보았다.


  “그것도 필요하면 같이 사줄까?”

  “아뇨, 누구 선물로 줄 거라서요.”

  “그래?”


  진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트립은 그가 묻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진과 트립에게 각기 다른 색으로 포장된 상자가 쇼핑백에 담겨 도착했다. 진은 웃으며 쇼핑백을 트립에게 내밀었다.


  “보스가 된 걸 축하드립니다.”


  트립은 그것을 받아들었다.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도 선물을 받는다는 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트립은 웃으며 자신이 산 넥타이핀을 진에게 건넸다. 진의 눈이 크게 떠지고, 설명을 요구하는 듯한 눈빛에 트립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항상 돌봐주셨잖아요.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건 대부님 덕이 큽니다.”

  “과찬이야.”

  “과찬이라뇨. 그래서 항상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받아주세요. 트립의 진지한 표정에 진은 잠시 뜸을 들이다 그가 건네는 선물을 받아들었다. 고마워. 진이 그렇게 말하며 웃자 트립도 그를 따라 웃었다. 감사합니다. 그들의 손에는 각자의 마음이 담긴 선물이 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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